‘음바페 전용기 못타나’ 스페인 정당 “기차로 2시간 30분 가능? 비행기 타지마 합의” 항공업계 타격?
스페인 사회노동당·수마르 “국내 2시간 30분 철도 가능해? 그럼 비행기 타지마 합의”..야당은 격렬 반대
프랑스는 이미 조치 시행중…실효성은 여전히 의문
스페인에서 2시간 30분 미만 소요되는 철도 대체 항공편은 ‘국제 노선 허브 공항을 제외하고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제한 조치는 스페인 연립정부가 의회에서 합의한 사항의 일부다. 스페인은 2050 기후 행동 계획의 일환으로 2021년부터 이 금지 조치를 검토해 왔다.
스페인 사회노동당(PSOE)와 수마르(Sumar) 정당이 합의한 문안에는 개인 전용기 사용 제한과 항공 연료로 사용되는 등유를 포함한 에너지 제품에 대하여 과세하는 방안을 분석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극좌파’ 수마르 정당 대표 욜란다 디아즈의 법안 초안에는 4시간 미만 단거리 항공편을 철도로 대체하는 방안이 포함되어있었다. 하지만, 최종 합의안에는 2시간 30분으로 단축되었다.
작년 Ecologistas en Accion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이 초기 법안 내용을 따랐을 시 연간 최대 30만 톤의 이산화탄소와 5만 건의 비행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양 당의 합의안에 대하여 야당인 국민당(PP)와 복스(VOX)는 스페인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PP의 기예르모 마리스칼 의원은 “이 계획은 탄소 배출량을 0.06% 줄이는 데 그치는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비판했다.
작년 항공 엔지니어링 컬리지(College of Aircraft Engineers)는 3시간 미만 비행을 줄이는 계획에 반대하며, 탄소 배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더불어 이러한 혜택 감소로 인해 스페인의 항공 운송 산업에 미칠 피해는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었다.
환경 연구 그룹과 항공 연구 그룹 간 각자의 이익에 따라 완전히 정반대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다만, 이 금지 조치가 언제 도입될지, 어떤 노선이 영향을 받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상원의 승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법으로 제정되기까지 여전히 많은 단계가 남아있다.
프랑스, 2023년부터 2시간 30분 기차 대체 항공편 금지 시행 중…빠져나갈 구멍 많은 법 비판
스페인의 기차 대체 가능 항공편에 대한 금지 조치는 작년 프랑스에서 이미 시행된 조치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프랑스는 작년 5월 세계 최초로 기차로 2시간 반 이용가능한 국내 항공노선을 폐지하였다.
프랑스에서 기차 대체 가능 국내 항공 노선 폐지 여론이 강하게 힘을 받게 된 계기는 축구장으로 넘어간다.
2022년 9월 리오넬 메시, 킬리앙 음바페, 네이마르 등 스타 군단이던 PSG가 낭트와 경기를 위해 이동해야만 하던 날이었다.
클럽은 파리에서 TGV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비행기로 이동한 것이다.
여론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경기 후 기자회견이었다.
당시 기자들은 PSG 감독이던 크리스토프 갈티에와 음바페에게 짧은 거리임에도 비행기를 탄 것에 대하여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모래 요트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지 여행사에 문의했었다”라며 비꼬는 대답을 하며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음바페가 폭소를 하는 모습이 미디어를 통해 그대로 중계되면서 여론은 분노로 크게 불타올랐다.
PSG가 쏘아올린 2시간 반 항공편 폐지, 대통령실 ‘공약 지킴’ vs 시민 단체 ‘요란하기만 하네’
PSG발 비행기 사용 논란은 2시간 반 기차 대체 가능 항공편 폐지 조치가 문제 없이 통과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2023년 5월 23일 클레망 보네 당시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프랑스 내 단거리 비행 금지 조치의 발효를 환영했다.
그는 ‘중요한 시그널’, ‘강한 상징’, ‘세계 최초’라는 표현을 쓰며 이 조치를 극찬했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몇 년간 다른 교통수단으로 대체할 수 있는 국내선 노선은 없애자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프랑스 국내선 항공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프랑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0.5%를 차지하기에 기후 변화 대응 차원에서 이러한 논의가 전개되었다.
당시 정부 조치는 기차로 2시간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의 국내선 노선은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파리(오를리 공항)-보르도, 파리(오를리)-리옹, 파리(오를리)-낭트 이 3개 노선만 폐지 조치로부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연간 운항 횟수가 5,000회 미만인 이 항공편은 매년 약 20만 건(2.5%)에 달하는 프랑스 국내 항공 교통량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조치는 연간 총 1,600만 명 중 3.1%인 약 50만명의 승객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중 2개 노선(오를리-리옹, 오를리-리옹)은 정부 요청에 따라 에어프랑스가 2020년도에 이미 철수 한 바 있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당시 조치를 발표하면서 ‘공약을 지켰다’라며 자축했다.
그러나 시민 사회는 기존 목표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조치라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2020년 ‘기후를 위한 시민 협약’ 보고서에서는 4시간 이내 기차로 갈 수 있는 거리의 모든 항공편을 폐지할 것이 들어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이번 조치 대상 노선이 국내 운항 항공편 중 2.5%에 불과하다는 점도 실질적인 기후 변화 대응 효과를 내지 못하는 ‘요란하기만 한’ 조치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크리스틴 아리기 상원 의원은 “오를리에서 출발하는 대신 샤를드골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기후 및 회복력 법의 의미를 완전히 비웃는 조치”라며, 연결 항공편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점을 비판했다.
프랑스 정부의 이러한 조치를 수용하려는 스페인 내부에서도 국제 연결 허브 공항이 제외된다면 결국엔 ‘속 빈 강정’인 법안일 뿐이라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