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15분! 하이퍼루프 스타트업 프랑스서 망하고 이태리서 새 보금자리

서울-부산 15분! 꿈의 캡슐 ‘하이퍼루프’ 개발 스타트업이 프랑스에서 실패를 맛보고 이태리로 이사한다. 

27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하이퍼루프 TT’는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연구 개발 센터를 프랑스 툴루즈에서 이태리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이퍼루프 TT의 오랜 연구 파트너인 토리노 폴리테크니코와 함께 협력하여 베니스 외곽에 새로운 사무실을 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미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던 하이퍼루프 스타트업은 왜 프랑스에서 망한걸까? 

하이퍼루프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로 유명한 ‘괴짜’ 일론 머스크가 고안한 미래 이동수단이다. 마찰력을 줄여 속도를 극대화해서 서울-부산을 15분에 끊을 수 있는 교통 혁명 수단으로 알려졌다.

교통의 요충지이자 유럽에서 최고의 위치에 자리잡은 프랑스도 이 하이퍼루프 실현에 과감하게 투자하였다.  그러나 7년이 지나고..프랑스 남부 툴루즈 프랑카잘 급수탑에 눈에 띄게 표시된 미국 회사 ‘하이퍼루프 트랜스퍼 테크놀로지’ 로고는 다시 흰색 페인트로 덮어지고 있었다. 프랑스 공영매체 France 3는 이를 보도하면서 미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던 하이퍼루프가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징후라고 설명하였다. 

머스크의 좋지만 잘못된 아이디어

얼론 머스크가 고안한 이 프로젝트는 그가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이론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장려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툴루즈에 설립된 미국 회사 하이퍼루프 TT도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이다. 2017년 대규모 공공 보조금을 지원받아 툴루즈의 프랑카잘 옛 군사기지 부지에 이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계약을 시 당국과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 미국계 회사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먼저 개념 자체가 설득력을 얻기가 어렵다는 점이 꼽혔다. 하이퍼루프 TT는 1km 트랙에 대한 아이디어를 재빨리 포기해야만 했다. 

2020년 시험 센터가 위치한 프랑스 남서부 마을 퀴노의 시장인 알버트 산체스는 “하이퍼루프? 이제 남은 사람도 별로 없고…거의 잊혀지고 있다”라고 한탄했다. 이어서 그는 “튜브는 여전히 현장에 있지만 우리가 주관하는 회의에 하이퍼루프 TT에서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2021년 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툴루즈 시의회는 결국 이 스타트업과의 임대 계약을 해지한다. 지난 해 시 의회는 하이퍼루프 TT에 2023 9월 이전까지 부지에서 떠날 것을 명령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 미국회사에 짜증이 난 상태였다. 공공 지원금을 받았고 설립 임대료 할인 혜택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부지 정리 및 약속된 특정 건물의 개조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대도시는 550만 유로(약 79억 원)의 빚만 지게 되었다.  

프랑스 언론에서는 이를 얼론 머스크의 ‘좋지만 잘못된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이론상으로는 경의롭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하이퍼루프 전용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점을 꼽았다. 장거리에서는 경제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미 1970년 대 프랑스인 장베르탱이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냈는데 실패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장베르텡은 육교 위에 설치된 단일 레일 위에 공기 쿠션으로 작동하는 터빈으로 구동되는 에어로트레인을 고안해 냈다. 실제로 오를레앙 근처에 육교가 건설되기도 하였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결국 철회되었다. 육교는 여전히 흉물로 남아있다. 

또한 하이퍼루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안전, 규제 및 환경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는 점을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하이퍼루프 TT는 많은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하나도 실현하지 못했고, 영국의 버진 하이퍼루프는 작년에 승객 수송을 포기하고 화물 운송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인력의 절반을 해고하기도 했다. 결국 전 세계에서 야심차게 진행된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한국형 하이퍼루프 기술을 개발중에 있다. 어쩌면 국토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실현 가능할 수도 있는 이야기다. 더불어 관계 당국의 적극적 의지가 계속 된다면 꿈 같던 이 기술이 실제로 현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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