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인터뷰] 짚으로 집 만드는 프랑스 청년에게 친환경 건축을 묻다.
친환경 건축이란 무엇일까?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
프랑스 한 청년이 ‘짚’으로 집을 짓는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한국의 초가집 같은 것일까? 궁금했다.
그에게 답이 왔다. 현재 건축 작업을 하는 곳으로 와도 된다고 흔쾌히 허락을 받았다.
그가 작업하던 장소는 프랑스 중부 도시 ‘쇼몽 쉬르 루아르’였다.
우리에겐 국제 정원 페스티발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노스트라다무스도 지냈던 쇼몽 성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 쇼몽 성 뒷 편에서 푸른 눈의 청년이 구슬땀을 흘리며 집을 건축하고 있었다.
15세기에 건축 된 옛 성 모습 뒤로 21세기 새롭게 요구되는 친환경 건축이 지어지고 있는 모습이 신비로웠다.
찾았던 현장에는 그가 사용한다던 ‘짚’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기초 뼈대 목조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 공사가 끝이 나야 짚을 갖고와서 작업을 진행 할 수 있다고 한다.
잠시 쉬는 시간 그와 인터뷰를 가졌다.
친환경 경제에 관심이 많은 한국 독자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저는 봥상이고, 목조 주택을 짓는 건축업자입니다. 저는 주로 목공과 단열 작업을 합니다.
오직 식물이나 땅에서 추출한 재료만을 사용합니다. 그중에서 제가 맣이 사용하는 재료는 나무, 짚 그리고 흙입니다.
이러한 재료는 제조나 가공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이며 경제성에서 탁월한 장점을 갖습니다.
하지만, 완공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친환경 건축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제가 현재 살고 있는 집도 제가 직접 짚과 흙으로 만든 집입니다. 최대한 친환경적인 집을 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알고 싶었던 것은 내일 집을 부수어야 한다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라는 것이었죠.
나무를 사용할 수 있고, 짚은 어느 정원에나 있는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흙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나중에는 퇴비화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을 손수 짓고 나니 이 길로 나아가야 겠구나 싶었어요.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고 지금은 목조 건축과 주택 분야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만의 회사를 만들면서, 친환경 건축을 더욱 발전시키고 연구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른 사람들과 협력 속에서 친환경 건축을 장려하고 가능한 한 더욱 발전시키자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의 회사는 조금 특이하다. 건축 협동 조합에 속하여 자신 만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에게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2020년 석공인 친구와 사업을 시작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 친구 덕분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고용 및 활동 협동 조합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 협동 조합은 약 20명의 장인이 모여있습니다. 다들 서로 다른 직업을 갖고 있죠.
여기에는 석공, 전기공, 고급가구 세공인, 목수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건축 협동 조합이기 때문에 모두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친환경 철학을 갖고 있는 조합입니다.”
조합 속에서 그는 자신만의 사업을 진행한다. 조합은 회계 및 행정 처리, 법률 서비스, 홍보 등 소속 장인들이 자신의 능력만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그렇다면 그가 하는 작업이 친환경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냐하면 저는 주로 미처리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단열재로는 바이오 소재를 사용합니다. 대팻밥, 삼베, 아마포, 짚, 밀짚 등을 사용합니다.
유리섬유나 석면을 사용하지 않아요. 제가 신뢰하는 제품이 아닙니다. 즉 재료의 효율성을 알게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용되는 지 그리고 어떻게 재활용 되는지도 알게되는 거죠. 작은 짚 가마니는 매우 놀라운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건축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조합의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석공의 경우, 시멘트나 다른 것들 보다는 석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석공입니다. 우리는 난방이나 냉방에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 효율적인 주택을 강추합니다.”
그는 짚과 흙으로 집을 만든다. 이야기를 들으며 짚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는 농부들에게 폐기물인 짚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짚이 농부에게는 버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짚은 부산물이죠. 밀을 생산하면 짚을 생산하게 되죠. 그리고 일반적으로 농부들은 짚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건축에서는 일반적으로 폐기물에 가깝거나 어떻게 활용해야 될 지 모르는 물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부산물에 가치를 주는 것이 매우 영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짚이 갖는 단열재로서의 장점을 덧붙였다.
“성능 면에서도 짚을 활용하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서늘하게 만드는 매우 좋은 단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을 철거하게 되는 경우에도 흙으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처리하기 매우 쉽습니다.”
자신의 집도 짚으로 지은 그에게 정말 효과가 있는 지 물었다. 그는 단호하게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네 정말 단열 효과가 있습니다. 정량화 할 수 없는 무언가에요. 짚짐은 물리적으로 더 따뜻하기 때문에 기존 주택보다 더 편안합니다.
짚으로 단열된 벽에 손을 대면 벽이 차갑지 않습니다. 촉감 측면에서도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다보니 처음 가졌던 질문이 떠올랐다. ‘친환경 건축은 무엇일까?’ 그에게 그 정의 내림을 부탁했다.
“저에게 친환경 건축, 또는 생태 건축이란 사람을 생각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여름에는 시원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석유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기에 건강에 전혀 위험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너무 비싸지 않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친환경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생산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드는지, 사용하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드는지, 파괴하거나 재활용하는 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드는 지 등 전체 수명 주기를 아는 것이 친환경 건축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도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게하는 것이 친환경 건축이라고 덧붙였다.
” 가공이 많이 되지 않고 나중에 쉽게 재활용 할 수 있는 제품을 쓰는 것이죠. 밀짚 한 상자는 밀 생산의 부산물이므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이죠. 그리고 생산에 거의 변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되는 에너지가 적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에 적합한 건축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그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실제로는 온실 가스를 덜 생산하고 바이오 원료로 탄소를 저장하고, 나중에 환경에 방출하지 않는 것이 친환경 건축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때로는 가벼운 재료는 단열 효과가 좋습니다. 그리고 흙과 같은 무거운 재료는 관성이 있어 과열 시 우리에게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지구 온난화 측면에서 이러한 방법 덕분에 우리는 더 시원한 집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그렇다면 이러한 친환경 건축이 충분히 대중화 되었을까?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아니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호황을 누리고 있고 발전하고 있기에 좋은 현상입니다. 하지만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방풍벽과 유리섬유 주택이 지어지고 있는 데 이런 자재는 효율적이지 않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를 알기 때문에 조금 화가 납니다. 생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안타까운거죠.
특히 친환경 건물을 구입하면 일반 주택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쌉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냉난방 에너지 소비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있습니다. 전기료가 절감되기 때문에 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건축에 약간의 돈을 투자할 수 있어야만 나중에 보면 투자한 돈이 실제로 에너지 활용에 쓰이지 않는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돈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끝으로 그에게 앞으로 친환경 건축이 나아갈 모습을 물어보았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건축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열 규제인 RT-2012가 재료의 수명 주기를 분석하는 RE-2020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좀 더 지능적인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가 있는 것은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짚을 예로 들자면, 파리의 경우 유럽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단열재로 작은 짚 가마니를 사용하는 대형 건물 개조 프로젝트가 진행 되고 있습니다. 건설 과정에서 진화한 법과 관련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인들이 재료를 사용하여 특별한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실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품고있는 포부도 표현했다.
“개인적으로는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것이죠. 그래서 여러 축제에 참여하면서 친환경 건축을 알리는 이벤트를 조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직접 짚으로 지은 저희 집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친환경 건축이 진짜로 가능한 것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짚으로 만든 그의 집안은 따스함과 편안함으로 가득했다.
아! 이것이 친환경 건축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