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형님도 어려워하는 신도시 짓기
뭐라고? 빈 살만이 돈이 없다고?
2022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빈살만이 한국에 왔다.
그의 이동 모습 하나 하나가 속보였다. 우리 나라 재계 총수들이 마치 면접을 보듯 그 앞에서 회담을 가진 사진은 ‘레전드’로 꼽힌다.
이날 빈살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롯데호텔에서 차담회를 겸한 회동을 했다.
이 때 나온 이야기가 바로 네옴시티 더 라인(The Line)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야심찬 프로젝트 네옴시티 더 라인은 서울 약 44배 면적에 달하는 도시를 사우디에 세우는 국가 프로젝트를 말한다.
더 라인은 거울로 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170km에 달하는 거대한 미러 라인의 도시를 고안했다.
빈살만은 재계 총수들에게 통크게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했다. 제2의 중동붐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한반도를 불타오르게 했다.
더불어, 660조 원에 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후 위기 시대에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 전환을 위한 미래 도시 계획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일 머니 대부호도 도시 짓기엔 벅찬가 보다.
더 라인 프로젝트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어 야망을 축소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경 영향에 대한 논란까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매체 BFM TV는 빈 살만 왕세자는 이카루스처럼 태양을 쫓다가 결국 날개를 태우게 될까라는 물음으로 더 라인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224년까지 완공 될 예정이던 미래 도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야심찬 중기 계획은 실제로 하향 조정되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2030년까지 당초 계획했던 150만 명 대신 30만 명의 주민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 진행 지연이 추가되었다.
계획된 170km 중 2.4km만 2030년까지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프로젝트의 1.4% 미만이다.
여기에 환경 문제까지 한 스푼 더 올려졌다. 더 라인 프로젝트는 지금 가장 핫 한 ’15분 도시’ 개념을 자랑했다.
탄소 발자국 제로를 외치면서 주택, 공원, 직장, 의료서비스 등 모든 서비스를 도보로 15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옥상에는 식물을 심고, 도시에는 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며 수직 농장을 통해 거대 도시에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친환경 야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논란은 이 건축물 자체가 엄청난 탄소 배출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필립 올드필드 연구원은 프랑스 앙포에 “이 구조물은 영국 연간 배출량의 4배에 달하는 18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 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빈 살만은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난관을 타계해보려 하지만 이 마저도 현재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직까진 자기 돈을 사우디에 투자하는 것보다, 사우디 돈을 가져가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현대판 피라미드라 불리는 네옴시티 더 라인. 과연 우리는 그 완공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