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버거킹·맥도날드에 명령을 내린 이유
바쁜 현대인의 아침 그리고 점심시간. 패스트푸드점에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버거, 샌드위치는 직장인의 허기짐을 달래준다.
그리고 패스트푸드점은 유럽을 여행하는 한국인이 반갑게 접근할 수 있는 쉼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서 나오는 쓰레기양은 상당하다. 유럽만 보았을 때, 1명 당 연간 평균 189kg에 달하는 포장 음식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중 3분의 2만 재활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았다. 그리고 지난 4일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녹색 협약 합의에 도달했다. 내용은 모든 포장재 쓰레기를 2030년 5%, 2035년 10%, 2040년 15% 줄이는 것이다.
미니어쳐병과 플라스틱 음식포장지의 종말
이번 협약에 따라 2030년 1월 1일부터 호텔의 작은 샴푸 병, 골판지 상자의 폴리스티렌 칩, 슈퍼마켓 채소 포장 비닐, 심지어 소스의 포장 비닐까지 사용이 금지된다. 패스트푸드점과 카페 테이블 위 일회용 플라스틱도 마찬가지다.
다만, 종이 및 판지 용기는 포장 판매에 한해 여전히 허가되고 제한이 없다. 여기에는 거대 패스트푸드 업계의 지독한 로비가 있었다. 그들은 더 많은 물을 사용하여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보다 지속 가능한 숲에서 생산되는 판지 포장의 친환경적 장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그리고 유럽연합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2027년부터는 패스트푸드점을 포함한 모든 레스토랑에서 고객이 원할 경우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음식을 담아 제공해야할 의무가 적용된다.·
2년 후인 2026년부터는 피자 상자나 생선요리용 알류미늄 포장지에 과불화화합물(PFAS)을 첨가하는 것도 금지된다.
제지업체 환영 vs 환경주의자 로비스트의 승리
이번 합의 발표 후 반응은 엇갈렸다.
유렙제지산업연맹은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플라스틱 제조 업체를 이겼다는 정치적 합의 소식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환경주의자들은 맥도날드 로비스트의 승리로 바라보았다. 환경 종이 네트워크 활동가 세르지오 바포니는 “맥도날드와 종이 포장 업계는 일회용 포장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를 왜곡하고 무력화 시켰으며, 이는 현재 전 세계 산림과 기후를 희생시키면서 이를 촉진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과불화화합물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환경단체들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제로웨이스트 유럽의 도르타 나피에르스카는 “식품 포장재에서 과불화화합물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소비자 건강을 우선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피에르스카 또한 제지 업계의 로비스트들이 승리한 것이라며, 여기에는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규제 허점이 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합의는 재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되었다. 2029년까지 포장재의 90% 이상을 별도 분리수거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2029년까지 각 회원극들이 플라스틱 병 및 금속 캔 보증금 반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의무화 했다.
이 협약은 이제 27개 회원국과 유럽 의회 본 회의에서 공식 승인을 받아야 발효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