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제약, 화장품 회사! 너네가 오염시킨 하수 처리 비용 내라!”
유럽의 제약과 화장품 회사는 앞으로 하수 오염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예정이다.
1월 29일 유럽의 정치적 수도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관 간 합의에 따라 제약 및 화장품 업계는 도시 폐수로 배출되는 유해물질을 정화하는 비용의 최소 80%를 부담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10월 입법 제안을 발표하면서 두 산업이 폐수 내 독성 부하량의 92%에 달하는 공동 책임을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시 폐수 처리에 관한 새로운 EU 협약은 오염자 부담 원칙인 생산자 책임 확대가 처음으로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버지니주스 신케비치우스 환경 위원은 “(동 법안은) 폐수 처리를 완전히 혁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협약에서 말하는 오염자 부담 원칙은 오염 산업이 도시 폐수에서 미세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추가 처리, 이른바 3차 처리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협약에 따라 2045년까지 EU 회원국은 15만 명 이상의 지역사회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공장에서 4단계 처리 적용을 보장해야 하며, 중간 목표는 2033년과 2039년으로 설정된다.
알란 마롱 브뤼셀 주 환경부 장관은 “이 협약은 도시 폐수를 처리하고 미세 플라스틱이나 PFAS(과불화화합물)와 같은 유해 물질이 환경으로 방출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는데 있어 가장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길을 열어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협약 내용을 보면 오염 산업이 부담하는 최소 80%의 비용은 의약품의 가용성, 경제성 및 접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국가 재정으로 보완 될 것임이 명시되었다.
유럽연합에서 근무하는 한 외교관은 유로뉴스를 통해 “모든 회원국은 최대 80%까지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적용 범위를 결정 할 수 있으며, 나머지 부분을 관세, 세금, 국가 기금 또는 기타 방식으로 충당하는 방법도 결정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 제약 산업 및 협회 연맹(EPPIA)은 제약 업계가 공정한 책임을 질 의향이 있음을 반대하지 않지만, 이 법안이 의약품의 접근성과 가용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PPIA 대변인은 유로뉴스를 통해 “우리는 미세 오염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도시 폐수 처리장 개선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하여 위험 기반의 비차별적인 EPR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을 강조한다”라며, 아직 합의된 최종 문안을 읽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드리안 반 덴 호벤 ‘유럽을 위한 의약품’ 사무총장은 “의약품에 EPR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취약한 하위 집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협약안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번 협약안은 아직 법적으로 발효가 된 것은 아니다. 제약 및 화장품 업계에 오염자 부담 비용을 내도록 하는 이번 협약이 발효되려면 의회와 이사회의 공식 승인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단계에서 로비를 통해 협약안이 ‘사문화’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