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에포트] 아기상어? No! 웨이스트샤크로 해양쓰레기 먹어치우는 네덜란드 회사 ‘란마린’
날이 갈 수록 심해지는 해양 쓰레기 문제
고래상어를 보고 만든 로봇으로 해양 쓰레기 먹어 치운다! 네덜란드 회사
1997년 태평양. 미국의 해양 환경운동가인 찰스 무어가 요트항해경주를 마치고 자신의 고향인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아열대 바다를 건너던 그가 우연히 한 섬을 마주하게 된다. 그 섬을 마주한 그는 나중에 이렇게 회상했다.
“가장 원시적인 바다에서 내가 본 것은 원시적인 섬이 아니었다”
그 섬은 수많은 페트병과 뚜껑, 포장재 등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공섬이었다.
그렇게 태평양 한가운데에 인간이 만든 쓰레기 섬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쓰레기 섬을 구성하는 플라스틱은 분해되기까지 약 50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그깟 쓰레기가 뭐라고?”
인간이 살아가는데 소비는 피할 수 없다. 물질 소비에는 당연히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바다로 넘어간 쓰레기로 바닷새 100만 마리, 해양 포유류 10만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해양쓰레기는 동물들에게만 피해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물고기에게 축적된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사슬로 이어져 결국 인간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해양 쓰레기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상어로 해양환경보호”
그리고 네덜란드의 한 회사가 이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리처드 하디만이라는 한 남자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그는 항구에서 작은 배와 그물을 이용해 해양 쓰레기를 수작업으로 청소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는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 중심의 쓰레기 수거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본격적으로 환경 분야에 발을 들어놓기 시작한 것이다.
하디만은 2016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란마린(RanMarine) 사를 설립했다.
정식 명칭인 ’란마린 테크놀로지‘는 PORTXL Martime Accelerator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소형 쌍동선처럼 생긴 자율 수면 차량(Autonomous Surface Vehicle, ASV)을 개발하여 호평을 받았다.
이 로봇 선은 최첨단 센서, 카메라, AI를 탑재하여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자율적으로 작동하면서 수역을 탐색하고 쓰레기를 수거한다.
이 로봇은 웨이스트샤크(WasteShark)로 명명되었다. 쓰레기를 먹어치우는 상어라는 뜻이다.
웨이스트샤크의 디자인은 느리게 헤엄치며 해파리 같은 작은 생물을 걸러내는 것으로 유명한 고래상어의 거대한 입을 모방한 것이다.
또한, 상어가 여과하는 과정과 유사하게 헤엄치며 떠다니는 쓰레기를 바구니에 수집한다. 해양 동물의 움직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웨이스트샤크는 8시간 항해할 수 있으며, 하루 최대 500kg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친환경 로봇 기술로 자리를 확실히 잡은 란마린 테크놀로지는 웨이스트샤크에 이어서 메가샤크(MegaShark)와 텐더샤크(TenderShark)를 개발했다.
메가 샤크는 웨이스트샤크보다 손이 닿기 어려운 지역까지 접근하여 폐기물 수거율을 높였다.
여기에 선상 내 쓰레기 압축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여 수로 정화 활동에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오일샤크(OilShark)는 수중 기름 유출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선박 사고로 해양 유류 오염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일샤크는 2024년 1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바다는 여러 국가가 공유한다. 바다에도 국경이 있다.
그러나 한 국가에서 발생한 오염은 바다의 특성상 다른 국가로 빠르게 넘어가 피해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국제법과 해양법은 각 국가가 해양오염 예방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한다.
란마린의 혁신적인 기술은 단지 수로를 청소하는 것을 뛰어넘어 국가의 의무를 지키도록 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