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 노르웨이 정부 고소 “심해 개발 계획 위험한 선례 만들어”

글로벌 환경단체가 노르웨이 정부를 고소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23일(현지시각) “세계자연기금 WWF가 노르웨이 심새저 채굴 계획을 고소했다”라고 보도했다. WWF는 노르웨이 정부의 심해 채굴 계획에 대하여 결과를 적절히 평가하지 않고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간 것이다.

 

WWF-노르웨이는 노르웨이 정부 결정이 위험한 선례를 세웠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정부가 그 결과를 적절히 평가하지 않고 새롭고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산업을 개방함으로써 노르웨이 법을 위반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부가 자체 규정을 무시하고 모든 환경 조언을 무시하며 우리의 공동 천연자원을 맹목적으로 관리하도록 허용한다면 이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에 대해 에너지부 장관인 아스트리드 버그몰은 “우리는 광범위한 참여와 함께 철저한 절차를 진행하였고 해당 요건을 준수했다고 믿는다”라며, “WWF는 이 사건을 법정에서 판단받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럴 권리가 있다”라며 소송에 대한 추가 코멘트는 하지 않았다.

 

노르웨이의 심해를 향한 야욕

노르웨이의 심해 및 대륙붕 개발 논란은 지난 해부터 제기되었다.  노르웨이는 해상풍력과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향후 수십 년 간 유럽의 에너지 리더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지난 해 6월 ‘에너지 강국’ 노르웨이가 대륙붕에서 총 2,000억 크로네(약 170억 유로) 이상의 가치가 있는 19개의 석유 및 가스 추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발표했었다. 방대한 탄화수소 매장량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인 노르웨이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이 크게 줄어든 러시아를 대신해 유럽의 주요 천연가스 공급국이 되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채택된 임시 세금 감면 혜택에 힘입어 이 19개 프로젝트에는 신규 유전 개발, 기존 탄화수소 유전 확장, 북해와 노르웨이 해의 탄화수소 회수율 증대를 위한 투자가 포함되었다. 9개 프로젝트는 노르웨이 석유 탐사 및 개발 회사인 Aker BP가, 3개는 노르웨이 최대 에너지 운영사인 Equinor(구 Statoil)가, 나머지는 독일의 Wintershall Dea와 오스트리아의 OMV가 운영한다.

당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Equinor 프로젝트 중 하나인 로즈뱅크 부지였다. 이는 노르웨이 정부가 승인한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었다. 당시 셰틀랜드 제도 서쪽 영국 해역의 북해에서 진행되는 이 대규모 채굴 프로젝트는 영국이 강력히 반대했었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영국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테르예 아슬란드 노르웨이 석유에너지부 장관은 “이 프로젝트가 노르웨이 대륙붕에서 높고 안정적인 생산을 유지하고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수소, 해상 풍력, 해양 및 광물 개발과 같은 새로운 기술 개발 프로젝트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우리 공동의 미래 파괴에 2천억 달러 투자

노르웨이는 해양 생물 다양성 위협을 주장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반대에도 심해, 특히 특정 금속 추출을 위해 대륙붕을 상업적으로 개발하려는 야망을 주장해 왔다. 작년 프랑스는 독일, 칠레, 크스타리카, 스페인과 함께 심해 채굴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해 채굴 계획 발표 직후 기후변화 대응에 반대되는 정책이라며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린피스 노르웨이 지부는 “전 세계에 단 하나의 새로운 유전, 가스, 석탄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라며, “새로운 프로젝트는 건강한 환경에 관한 우리의 권리를 침해한다”라고, 비판했다. 할바르 하가 라반드 환경 활동가는 ‘산업을 위한 안정적인 틀을 만들겠다’는 요나스 가으 스퇴레 총리를 향해 “이는 우리 모두에게 불안정한 미래를 의미한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공동의 미래를 파괴하는 데 2천억 달러가 투자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금세기 중반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기후 혼란을 통제하기 위해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 외에 새로운 석유 또는 가스 시설을 포기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에 석유와 가스 탐사 및 개발에 대한 신규 라이선스 발급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2022년 초에 발표된 NGO Oil Change International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700건의 신규 탐사 면허를 발급한 노르웨이는 새로 승인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도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새로운 석유 및 가스 매장지를 탐사한 국가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탄소 중립 실현에 적극 동참한다던 노르웨이가 석유-가스 확보를 위해 대륙붕 개발을 가속화하면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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